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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블로그에 올려놨던 글의 수정본

※토도마츠 위주가 아닙니다. 왜 제목이 이렇게 됐는지는.. 그냥? 토도마츠, 오소마츠 시점. 왔다갔다 어지러움 주의. 사변소재, 사망소재 주의.


마츠노 토도마츠의 형제순위

마츠노가는 단 한번의 출산으로 6 쌍둥의 엄청난 말썽꾸러기들이 태어나버렸다. 그 말썽꾸러기 6명 중 막내의 이름이 마츠노 토도마츠.

그 6명 중 가장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스스로도 자부해왔다. 정상적이라고 하면 셋째형인 마츠노 쵸로마츠가. 라는 포지션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장남 못지않은 비상식적 사고를 가지고 있으니 정상적 사고는 자신이 No.1이 아닐까. 그렇게 믿고 있었다. 정상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니까 나는 언제나 형들보다 나은 인생, 좀 더 상위권의 맛을 보고 있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드라이몬스터라며 형들이 부르기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착각이라구?"

언젠가 이렇게 말하자 카라마츠 형을 제외한 모든 형제의 표정이 찌푸러진 적이 있었다.

"형제들 순위까지 매기면서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냐?"

그 때의 난, 이치마츠형의 말에 고개를 바로 끄덕였다.

"물론이지~."

정말로 형들에게 순위를 매기고 있기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마음 속에서 이미 순위를 매겨버린 것을 어쩌겠는가.

-

육둥이가 아니면 어떨까, 다양한 이유로 육둥이가 아닌 경우는 여러번 생각해봤다. 우선 좋아하는 반찬경쟁의 경쟁자가 줄겠지, 제 몫의 간식도 늘 것이다. 게다가 이런 생활에 눈치를 덜 봐도 되겠지, 돈이 덜 들테니까. 그 외에도 엄청나게 많은 장점들이 있다. 하지만 육둥이가 아니라면 이런 스펙타클한 생활은 하지 못할 것이다. 단 한명이라도 없다면. 그건 좀 아쉬울 것 같네.

그런데 지금이 그 상황이다.

카라마츠형이 일주일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치비타네에 잘 있겠지~ 납치조작한 거 아냐? 별에 별 소리들을 각자 내뱉고 있었지만 각자 카라마츠형을 찾아다녔다는 걸 안다. 왜냐하면 치비타네 찾아갔을 때,이걸로 다섯번째다. 짜샤! 그건 나도 궁금하다고. 라며 울먹이며 이치마츠형이나 쏠 법한 바주카포를 드는 치비타에 의해 도망치듯 뛰쳐나왔었다. 아니, 도망친 거지, 이거.

하여간, 카라마츠형이 갈 법한 곳을 아무리 돌아다녀봐도 카라마츠형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행인들을 붙잡고 혹시 저랑 똑같은 얼굴 못 보셨어요? 하면 이상하게 보거나, 소식을 들어도 죄다 다른 형제들 얘기 뿐.

"다녀왔어~."

지쳐버렸다, 이걸로 며칠째야. 한숨을 내쉬며 신발장에 신발을 넣어놓자마자 눈 앞에 쥬시마츠형이 뛰어왔다.

"카라마츠형이 돌아와 있었어.."

와있었다니? 이미 집에 있었다는 얘기? 그럼 난 뭐하러 돌아다닌 거야. 그래도 형이 돌아왔다하니 기쁘긴 했지만 그 소식을 전하고 있는 쥬시마츠형의 그 표정이 썩 기뻐보이지 않고 오히려 괴로워 보이는 것이 영 찝찝해 기쁜 마음보단 불안한 마음에 빠르게 이층을 향해 올라갔다.

도착하니 모두가 방 안에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심지어 오소마츠 형 까지도.

지붕 위에 걸터앉아 하늘을 날고 있는 새들에게 말하고 있는 형의 모습에 그 이유는 말 안해도 알 수 있었다. 심지어 부상도 엄청난 지, 온 몸에 붕대를 칭칭감고 있는 모습이었다. 미안하다고 사과해야하는데, 저 상태면 미친 건 아니겠지? 우리들이 던진 물건들은 신기하게도 하나같이 머리를 맞췄으니까.

참다 못한 오소마츠형이 낚시갈까? 카라마츠. 하며 말을 걸자 카라마츠형은 무엇에 놀랐는지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확인 한 후에야 대답을 했다. 그 광경을 다른 형들과 나는 숨죽이며 지켜봤다.

"나말인가..?"

"그래, 카라마츠."

"어? 내가 ㅂ...."

"그럼, 먼저 가 있는다~."

무어라 말하려던 카라마츠형의 말을 끊고 방 밖으로 나가는 형의 모습을 우리는 말 없이 지켜봤다. 다행이다, 화나지 않았어. 다들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하여간, 저렇게 아픈 몸으로 할 수 있는 건 낚시 정도가 편하겠지. 그마저도 불편할 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며 오소마츠형의 선택에 속으로 찬사를 보냈다. 뭐, 어차피 둘이 같이 갈 곳이라곤 파칭코 아니면 낚시터겠지만은.

"잘 다녀와~."

오소마츠 형이 바로 따라나오라는 듯, 열어놓고 나간 방 문으로 오소마츠 형을 쫓아 나가는 카라마츠형에게 손을 흔들자 카라마츠형이 놀란 듯 내 쪽을 봤다.

"토도마츠도 내가...."

뭐라 중얼거리던 카라마츠형의 말은 카라마츠형이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현관문을 열어재끼는 오소마츠형에 의해 끊겼다. 카라마츠 형이 재빨리 오소마츠 형을 쫓아 나가는 걸 확인한 나는 손에 들려있는 핸드폰을 두들기며 약속을 잡았다. 됐어, 카라마츠형이 딱히 삐지거나 한 게 아니라면.. 아까의 놀란 표정이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이제 맘 놓고 놀 수 있다.

-

그렇게 기뻐할 수 있던 건 그 때 뿐이었다, 낚시를 하러갔다면 적어도 두세시간은 있어야 할텐데, 꽤 취향인 여자애를 만나고 있는 중이라구! 이런 형하고 같이 있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어!

평상시 같았으면 무시하고 지나쳤겠지만 환자주제에 누구의 도움도 없이 거리를 배회하고 있는 형을 보고 있자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대체 오소마츠형은 어디다 두고 그런 몸으로 싸돌아다니고 있는거야?

결국 만나고 있던 그녀에게 다음에 만나자 하고 형에게 말을 걸었다. 저 몰골로 혼자 돌아다니게 할 수는 없잖아.

"그 몰골로 길거리를 배회했다니, 제정신인거야?"

"토도마츠."

저를 발견한 카라마츠 형의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지는 모습을 보니 약간은 화가 누그러졌다.

"잠깐, 아주 잠깐이면 되니까 얘기를 나눠주겠나?"

"약속도 취소해서 한가한걸! 그냥 편하게 말해!"

아, 욱해버렸다. 좀 큰 목소리로 말했는지 사람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쏠리는 게 느껴졌다. 달아오른 양 볼을 느끼고 카라마츠형에게 따라오라 말하고선 카페 안으로 들어가니 카라마츠형은 머뭇거리다 잠자코 따라들어왔다.

"뭐 먹을거야? 일단 마시면서 얘기하자구. 내가 살테니까!"

카라마츠형이 고개를 내젖고선 아니, 난 아무것도 마실 수 없다. 라는 대답을 듣고서 한동안 벙쪄있었다.

상처때문에? 며칠 동안 밥도 못먹은 건 아니겠지? 보기보다 더 심하게 아픈 걸 수도 있다 생각하니 겁이 났다. 그랬던 생각은 카라마츠형의 다음 말에 의해 끊겨버렸다.

"그보다 토도마츠, 마지막으로 묻고 싶은 말이 있다. 난 어떤 형이었나?"


-

치비타의 납치사건 이후로 일주일 만에 돌아온 카라마츠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그 일주일동안 그 누구도 카라마츠를 찾지 않았다. 부모님은 밥을 먹을 때 카라마츠의 행방을 물었지만 어디서 놀고 있겠지~ 라고 말하는 형제들에 의해, 그래? 놀러갔구나. 하며 걱정하시진 않았다. 그런 의미가 아니었는데도.

형제들은 다들 에스코냥코에 빠져 정신없었다. 하지만 다들 카라마츠를 잊고 있었다, 라고 한다면 거짓말이었다. 다들 티는 안 내도 속으로는 걱정하고 있었으니까.

카라마츠에 대한 태도는 항상 이런 식이다. 그 녀석은 너무 표현을 거창하게 하니까 상대방은 되려 그에 답하면 자신까지 거창하게 솔직해지는 것 같아 그에 답하는 걸 꺼리게 되어버린다.

그 결과가 이거다. 다들 하나같이 걱정하고는 있지만 카라마츠, 왜 안돌아오는걸까? 걱정하는 쵸로마츠의 말에도 괜찮겠지, 치비타네 집에서 지내고 있겠지 뭐, 라는 말로 넘어가고선 각자 카라마츠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카라마츠를 찾지 못했고 그제서야 하나둘씩 말을 다시 꺼내기 시작했다.

카라마츠형은 왜 돌아오지 않는거야. 토도마츠가 짜증을 내며 말했었다.

그 해답은 카라마츠가 집에 돌아오지 않은 지, 아니 못한 지 일주일이 되던 날에 말 안해도 알 수 있었지만. 쥬시마츠가 아침에 이층 창문을 활짝 열어 젖히기 전까지, 어느 누구도 카라마츠가 집에 돌아왔다는 걸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그 몰골로 잘도 집에 돌아왔다는 사실에 다들 속으로 안심하며 카라마츠에게 말을 걸려했지만 카라마츠는 온종일 하늘에 집중하며 앉아있었다. 그 표정이 너무나 텅텅 빈 거 같아, 우리 때문에 상당히 지쳐버린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며 누구도 말을 걸지 못하고 있었다. 카리스마 레전드인 이 장남님 조차도.

답답하다구, 이런 분위기!

결국엔 카라마츠보고 낚시를 하러 가자고 하고 나와버렸다. 여기까지가 현상황에 대한 이야기.

길을 같이 걸어가던 카라마츠가 갑자기 멈춰섰다. 너무 조용하잖아, 내가 아니었으면 멈춘 거 몰랐을거라고. 또 예전처럼 다들 두고갔을 거라고.

"형님, 부탁 좀 해도 될까?"

"어떤 부탁?"

'이 형님에게 의지해 주는 건가, 역시 난 카라스마레전드 ㅈ....'

낚시는 다음으로 미루고 따라와 달라는 카라마츠의 말에 뒤따라가길 오분, 여전히 어두운 골목에서 점점 더 외진 골목으로 들어가기만 하니 점점 불안해졌다. 저를 위험한 곳으로 데려갈 녀석은 아니었지만 왜인지 속에서 올라오는 이 두려움은 뭘까.

'이제 좀 밝은 곳으로.. 는 개뿔!! 대체 뭐냐고!! 더 어두컴컴한 곳으로 가고 있잖아!! 무셔!!'

갑자기 앞서가던 카라마츠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에 따라 뒤따라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선 주변을 훑어보았다. 워낙 외진 곳이라 모험심 많은 어릴 때 이후론 지나가지 않던 골목이었다. 이 좁디좁은 동네에 이런 골목도 있다는 게 워낙 놀라워서 마침 근처에 있던 카라마츠를 불러 데려온 적이 있었다.

"여기다, 오소마츠."

카라마츠의 뒤편에 보이는 광경에 나는 모든 생각을 멈췄다.

-

묘하게 느껴지는 기척에 보고 있던 구인 잡지에서 시선을 떼고 어느새 방 안에 들어와 있는 발을 찾아 서서히 시선을 위쪽으로 옮겼다. 그 시선을 멈춘 곳엔 오소마츠 형과 함께 나갔던 카라마츠가 집에 돌아와 있었다. 뭐야, 어째서 혼자 돌아온 거?

"무슨 일이야, 카라마츠?"

이치마츠와 쥬시마츠의 시선이 슬쩍 이쪽을 향해왔다. 그 둘도 눈치채지 못했던 눈치였다.

"나는 어떤 형이었는가?"

"에? 그건 왜 갑자기...."

대체 뭔 상황이야. 이거, 뜬금없잖아. 쵸로마츠가 그렇게 말하려던 찰나.

"뭐긴, 쓰렉마츠지."

이치마츠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옆에서 지긋이 카라마츠를 보고 있던 쥬시마츠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는 게 보였다. 언제나와 같은데, 왜?

"쓰레기 같은 형'이었단'건가. 그럼 쥬시마츠와 쵸로마츠에겐 난 어떤 형이었지?"

"그걸 대체 왜 묻는거야?, 그야.. 굳이 물어본다면, 카라마츠지. 좀 독특한.."

"최고의 형이었어!"

갑자기 쥬시마츠가 눈물을 흘리며 대답하더니 그 뒤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덧붙였다

그러니까, 안 가면 안될까? 카라마츠형.

쥬시마츠의 말에 카라마츠는 쓴 웃음을 짓고선 중얼거렸다.

“미안.”

-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눈 앞에 놓여있는 건 창백한 몰골로 길바닥에 엎어져있는 익숙한.

목구멍으로 역류하는 무언가에 입을 틀어막았다. 이게 대체 뭐야. 무슨장난? 장난이지? 장난이라고 말해줘.

"리얼리티 엄청나네~ 이거 대체 어떻게 한 거? 데카판인거야?"

뒤를 돌아보니 여전히 카라마츠는 묵묵히 서 있다.

"이런 못 볼 꼴을 보여서 미안하군, 오소마츠. 너무 추워서.. 부탁하고 싶었다."

"무.. 무슨."

오소마츠는 온몸을 달리는 소름에 떨면서도 뒤에 서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카라마츠에게 손을 내뻗었다. 평상시 같았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뻗었을 손이, 떨려왔다.

어째서 몰랐을까, 집에서 카라마츠의 모습을 보고 있던 동안, 이곳에 걸어오는 동안, 어째서 눈치채지 못 한 걸까. 어째서, 모른 척 하고 있던 걸까.

통과해버리는 손은 갈 곳을 잃고 허공을 내저었다.

말도 안된다. 이럴 순 없어. 오소마츠는 뒤돌아 창백한 형제의 육신을 다급하게 확인했다. 콧등으로 내뻗고 있는 손이 아까부터 멈추지 않고 계속 떨렸다.

"숨.. 쉬지, 않, 아."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아니, 하기 싫었다.

-

"지금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며 이치마츠를 흘깃보니 무언가 깨달았는지 마치 물에 젖은 고양이처럼 창백해져서는 덜덜 떨고 있었다.

"카라마츠형은 이제 사라지니까.. 형들도 얼른 솔직해져, 안 그럼 후회할거야."

쥬시마츠가 울먹이며 하는 말에 이치마츠가 떨리는 몸을 일으켜 카라마츠 앞에 다가가 손을 붙잡는 자세를 취하자 몸을 관통하는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말도 안돼, 어째서?

"실은, 나 말야. 카라마츠 보이즈 넘버 원입니다! 전에 길거리 공연할 때 기타 케이스 앞에 멸치 넣어둔 거 나니까, 너가 가끔씩 길 걷다가 들은 그 소리, 내 발소리니까, 그리고 너가 쥬시마츠랑 노래한 거 녹음해두고 있고.. 프리허그할 때 몰래 뒤에서 껴안고 사라진 거 나니까, 그러니까.. 정말로 좋아했어요. 미안해요, 세상에서 가장 멋진 형을 보내고 싶지 않아!!"

"고맙다.. 이치마츠."

아니, 방금 그거 스토커잖아? 사춘기 소녀? 츳코미도 걸지 못한 채, 카라마츠의 몸을 통과하고 있는 이치마츠의 손과 방금 들은 고백에 의해 혼란스러워하고 있으니 옆에서 쥬시마츠가 어깨 위에 손을 올려왔다. 카라마츠 형, 이제 다시는 못 볼 지도 모르니까.... 그 말에 정신을 차리니 카라마츠가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었다. 아아, 그런걸까. 아침부터 느꼈던 위화감의 정체를 깨달았다. 몸을 일으켜 카라마츠에게 다가가 소리친다.

"저기.. 카라마츠, 넌 나한테 반신같은 존재였어, 그리고 항상 든든한 존재였고.. 평상시에 많이 꾸짖긴 했어도 다 너가 걱정되서니까, 형제중에서 그나마 같이 살아도 되는 녀석을 뽑으라면 너니까! 정말 좋아했어요, 카라마츠 형!!"

얘기가 끝나자 마자 웃으며 사라지는 카라마츠의 모습을 보고 나는 주저않아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큰 소리로 울어댔다.

"좀 더.. 전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

{모두 아카츠카 병원으로 와.}

오소마츠형의 라인이었다.

{카라마츠형한테는 내가 전할게~ 지금 핸드폰 없는 거 같으니까}

라인을 보내자마자 곧바로 다급하게 울리는 벨소리에 귀찮았지만 전화를 받았다. 보아하니 카라마츠형이 멋대로 사라져버려서 화난 것 같네. 둘이 싸우기라도 한 것일까.

"지금 거기 어디야, 토도마츠."

“큰길에 있는 케이크 전문ㅈ....”

"카라마츠 절대 붙잡고 있어!! 나랑 다른녀석들 지금 다 같이 갈테니까!!"

"네네~~."

전화가 끊기자마자 카라마츠형이 되물어왔다.

"토도마츠, 대답해 주겠나."

뜬금없다. 그렇게 생각해서 방금의 전화로 무시하려 했지만 상대방은 그럴 마음이 없는 것 같았다. 이 형은 한번 집착하면 좀처럼 헤어나오질 못하니까.

"응? 뭐야.. 그거야 당연히 이따이한 형이지."

그다지 표정이 좋아보이지 않는 카라마츠 형을 보고서 막내스킬을 시전하기로 했다. 이럴 때의 형은 어느정도 맞춰주지 않으면.

"전에 말했잖아? 카라마츠 형이 형제순위 첫번.."

말하며 카라마츠 형을 보고 있을 때 메뉴판을 건네고 있는 손이 통과해 버리는 것을 보고 멈칫했다. 주문할 게 있으면 카운터로 와주세요, 말하는 점원의 말을 무시하고 벌떡 일어나 카라마츠 형 쪽으로 다가가 형을 붙잡자 통과해버리는 제 손을 멍하니 바라봤다. 지금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알고 싶지 않지만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라도 이해해버리는 머리가 원망스러웠다.

"대체.. 언제야? 언제부터? 누가? 누가 형을 그렇게 만든거야?"

"......ㄴ.. 뺑소니다."

"그럼..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건...."

"토도마츠, 난 유령이다. 이제 몸으로 돌아갈 수 없다."

확인사살과도 같은 말에 눈물이 한가득 넘쳐 흘러서 시야가 흐렸지만 카라마츠형에게 다가가 껴안았다. 그대로 통과해버렸지만 그런 것엔 아랑곳 하지 않고 울먹이며 껴안았다.

이 곳이 룸형 카페가 아니었다면 분명히 신고당해서 쫓겨났겠지, 그런 사소한 것들이 왜 머리에 떠오르는 지 모르겠다. 집에 푸딩, 카라마츠형 꺼 하나 남아있는데. 같은 자잘한 것들이 머릿 속을 가득 채워가던 중에 점점 흐릿해져가는 카라마츠 형이 눈에 들어왔다.

카라마츠형이 물었던 말에 대한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않으면, 형은 아까 그 대답이 답인 줄 알고 이대로 사라지고 말 것이다. 지금은 쪽팔리다거나 쑥쓰럽다거나 낯간지럽다거나 그런 핑계를 댈 때가 아니었다.

"카라마츠형!! 아까는 그렇게 이따이 하다느니 말했지만, 실제로는 정말 멋진 형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어릴 적부터 쭉 카라마츠형의 뒤를 좇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좋든 싫든 어릴 적의 가장 소중한 추억들을 함께 가지고 있는 사람은 소중한 사람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가족이고 형제이다. 비록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차 교류가 줄어들었다해도 말이다. 이미 순위는 10년도 더 전에 정해져 있었다.

"그러니까.. 내 형제 순위의 첫번째는 형이라는 거, 거짓말이 아니니까.

사라지지 말아줘.. 제발."

십년이 넘도록 보지 못했던 어릴 적 카라마츠형이 띠곤 했던 그 해맑은 미소를 보이며 입을 열었다.

"미안하지만 그건 들어줄 수 없을 것 같구나, 하지만.. 그것이 본심인가! 고맙다. 브라자!"

그렇게 외친 형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고는 어디론가 사라져가는 광경을 망연자실하게 쳐다봤다.


점원이 엄청난 소리로 울고 있는 나를 달래고 뒤늦게 도착한 오소마츠형이 내 머리를 쓰담어주고 나서야, 모든 게 현실이라는 공포에 휩싸이고 나서야, 울음을 그칠 수 있었다.


-

"다른 녀석들에 대한 감상은 이미 다 들었다며, 이제 내 얘기만 들으면 되는거네~?"

방 한 구석에 앉아 향을 피우고서 주저 앉았다. 사진 속에 있는 카라마츠의 모습은 너무 밝아서 창백했던 그 모습을 잊게 해줘, 앞에 앉아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졌다. 게다가 지금 옆에 서 있는 녀석의 모습도 그 때 본 그 모습보단 밝아보여서 훨씬 보기 좋고.

"나 말야, 알고 있어.. 너가 죽을 때 차가 달려오는 거 눈치챘지만 피하지 못했다는 거, 뺑소니 범한테 들어버렸거든."

"다리가 다쳐서 잘 움직이는 게 힘들었던 거겠지? 결국 범인은 우리들이라는 거 알고 있어, 하지만 녀석들이나 부모님한테는 말하지 않으려고."

"응? 아아, 그래~ 앞으로도 말 안할테니까."

"드디어 나한테도 그 질문 하는거? 어떤 동생이었냐라.."

"그야! 내 동생이지!"

"그게 대답이라니, 너무 단순하다. 라니, 내 동생인 걸 뭐라고 표현해야한담~ 너도 은근 까다롭다니까! 게다가 너, 내가 제대로 대답하려고하면 내 앞에서도 사라질 거잖?"

"뭐, 그래도 나는 네가 계속 보여서 무지 행복하다고!"

"너도? 외롭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그래도 난 네가 살아있었다면 더 행복했을 거라구~."

"그래? 같이 낚시터에나 갈까?”




짧은 시간동안 엄청 돌아다닌 영혼 카라마츠
오소마츠->쵸로마츠,이치마츠,쥬시마츠->토도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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