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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쓰다말은것


※종교au/사변소재/사망소재/원작파괴 

 


 

"아야야! 내 갈비뼈!"


"저, 괜찮은거야? 카라마츠. 뭐, 너니까."


"왜 돌아온거야. 쓰레기녀석."


"야쿠! 야구한검까?"


"이따이요네~. 랄까, 뭐야 그 거창한 건."


그 날이 되기 보름전, 우리들에 의해 전치3달치의 상처를 안고 돌아온 형에게 우리들은 그런 반응이었다. 카라마츠형의 한쪽 팔을 완전히 감싸고 있는 깁스와 머리를 온통 칭칭감고 있는 붕대, 힘겹게 발을 내딛는 그 발걸음 하나하나에도 우리는 아랑곳않고 꾸준히 형을 깎아내리기 바빴다.


우리들의 형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


"녀석, 요즘 말 없지 않아?"


"안쓰러운 말 줄었고말야. 게다가 집에서 밥도 잘 안먹고.. 많이 아픈걸까."


카라마츠형이 집에 돌아온 지 이주 째, 집에서 요양하고 있는 카라마츠형은 아프다고는 해도 이상할만치 얌전하고 점잖아서, 마치 다른사람같아 왠지 모를 두려움이 느껴졌다. 다른 모두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건지 매끼니마다 카라마츠형이 먹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약간은 무섭게 느껴질 정도였다.


"사라질 거 같아"


한 마디 내뱉은 쥬시마츠형이 항상 열려있던 입을 다물고서는 짐볼위에서 몸을 웅크렸다. 인간으로서 가능한 걸까, 저 균형감각. 그런 생각을 멍하니 하고있으니 또 다른 형이 입을 열었다.


"쿠소마츠녀석, 자꾸 어디론가 차려입고 나가니까."


"그러고보니 요즘 나가거나 들어오는 걸 본 적이 없네, 집에 있을 때면 몰라도."


이치마츠형의 말에 쵸로마츠형이 맞장구쳤다.


"게다가 복장 정상적이고. 깔끔한 정장스러운 옷들만 입고나가. 거의 검은색과 흰색계열의."


이치마츠형이 감싸안고있는 다리를 더 강하게 껴앉으면서 중얼거렸다.


"뭐???????!!!!!!!!!!!!!"


방안에 일제히 울려퍼지는 성인남성 5명분의 소리는 엄청난 집안의 울림을 가져왔다. 아랫층에서 저녁밥을 만들고 있던 마츠요여사의 외침이 들려왔다. "조용히해!! 니트타치들!!" 혼난것에 주의하며 모두 목소리를 낮췄다.


"아니, 정상???? 제대로 차려입고 나간다고?????? 요근래 카라마츠 나가는 모습 본 적 있는거??????? 이 형아는 한번도 못봤는데요????"


"취업, 인걸까."


소란스러워진 오소마츠형의 말 틈으로 쵸로마츠형의 말이 나오고 하나둘씩 표정이 변해갔다.



그 날, 잠든후에서야 형은 돌아왔고 다음날 우리가 일어날 땐 이미 형은 밖에 나간 후였다. 그제서야 집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든 카라마츠형의 행보를 뒤쫓으려 했지만 카라마츠형은 언제나 집에 없었다. 조용히 빠져나간 흔적만이 남아있었다. 오늘은 날 새서 기다렸지만, 돌아오지 않았다.


"오늘 7시에 일어났는데, 없었어. 그녀석."


그나마 일찍 일어나는 쵸로마츠형의 증언이었다.


"핸드폰, 지갑은 여기 있슴돠"


"그럼 멀리 안갔겠네, 잘했어! 쥬시마츠형!"


"대체 뭘 하고 있는거야, 그 녀석. 온동네를 뒤져서라도 찾아낸다!"


그렇게 말한 오소마츠형을 필두로 모두는 카라마츠형을 찾기 시작했다. 내가 맡은곳은 마을 변두리, 그래도 어릴 적 자주 갔던 곳이기에 지리적으로 카라마츠형이 갈 만한 곳은 다 알고 있다. 무려 어렸을 적엔 파트너였고.


돈이 들지않는 곳,변두리의 구석구석까지 찾아보다보니 어느덧 저녁이 되어가고 있었다. 남은 곳은 딱 한군데 뿐이었지만 도무지 그곳일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더 이상의 선택지는 없었다.


들어가보자.


들어가자 보이는 예배당은 석양때문인지 조금 붉은 빛을 띠고 있었다. 사방에 있는 모자이크를 통해 들어오는 빛들이 한군데 모이는 곳에 거짓말처럼 익숙한 뒷테가 보였다. 드물게 느껴보는 아름답고 신비한 느낌이라 눈을 떼지 못한채 바라만 본지 몇분, 정신을 차리고보니 익숙한 얼굴이 저를 바라보고 있었다. 답지않게 차려입은 흰색셔츠와 검은바지에 한동안 멍하니 형을 바라봤다.


'분위기부터가 다른사람같아.'


저를 향해 걸어오는 발걸음 소리에 문득 정신을 차리고 급히 라인을 보냈다.


[성당]


아마 이 한단어로도 형제들은 이곳을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이 마을에 있는 성당은 단 한군데 뿐이니까.


"아아, 따라온것인가."


"아픈몸으로 그렇게 돌아다니면 위험하니까!!"


형이 이상한 것을 들었다는듯, 고개를 갸웃했다. 말도 안되는 것을 들은 사람같은 반응에 간담이 서늘해졌다. 형에게 있어 나는 그런 동생? 아니아니, 평소의 태도로는 이해는 하지만 말야. 그래도..


"여기서 뭐하는거야? 카라마츠."


무슨말을 해야할 지 난감해하고 있던 차에 등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옆구역을 맡고 있던 오소마츠형이었다.


"기도하고 있었다."


"너/쿠소/카라마츠/형이(가)?"


늘어난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오소마츠형의 뒷편에 다른 형제들이 모두 모여 엄청난 표정을 짓고선 한명을 노려보고 있었다. 우와, 같은얼굴이 모여서 같은표정이라니, 징그러. 그런 생각을 하지만 아마, 내 표정도 같을 것이다.


"밥먹을 시간이 되서 날 데려오라는 마미의 심부름 때문에 온 것이라면 오늘 저녁밥은 됐다."


"아니아니, 심부름 따위 때문에 온 게 아니라고? 게다가 오늘저녁은 카라아게.."


"다 먹어도 상관없다. 그리고....


아니다, 함께 가도록하지."


천장을 한번 노려보고는 우리와 함께 성당을 나서는 카라마츠형이 신경쓰였지만 형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기에, 잠자코 카라마츠형의 팔뚝에 손을 낀 채로 집까지 걸어갔다. 가는 내내 형은 우리들이 묻는 말에 대답하느라 정신 없었겠지만 붙잡고 있는 팔을 거두지는 않았다.


-

 

카라마츠는 오늘도 성당에 갔다.

 

그 날 이후로 우리는 쿳소마츠와 우리 사이에 있는 큰 벽을 느꼈다. 어릴 적부터 종교에는 일도 관심없던 우리들이었다. 굳이 따지자면 종교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던 건 나와 카라마츠 정도 였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종교에 깊은 관심이 있던 것이 아니라 단순히 각자의 일(카라마츠는 연극의 역할, 나는 작문)을 위해 알고 있던 지식일 뿐이니 딱히 신자가 되고 싶다거나 그런 것은 없었다.

 

그랬던 녀석이 자발적으로, 아무도 찾지 않는 옆마을의 성당에 매일같이 찾아가 영화에서 본 것보다도 더 극진한 기도를 올리고 있던 거다. 토도마츠의 말을 빌리자면 마치 신의 부름을 받고있는 신자. 였다.


그날 이후로 다행히도 카라마츠는 성당에서 날을 새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들 그날 이후 듣지 못한 대답에 대해선 끊임없이 묻길 바빴다. 그것에 카라마츠는 상당히 곤란하는 것 같았지만 그런것을 신경쓰는 이는 이중에 없었다.


"언제부터 다닌거야? 니트가 그런걸 믿어서 뭐하게!"


"악마니뭐니, 판타지일 뿐이잖아."


그런 것을 말하는 우리를 보고 아무말 않고있던 카라마츠는 갑자기 마시던 물을 자신의 뒷 쪽에 뿌려버렸다.

 

"""""에?""""""

 

아무것도 없으리라 믿었던 허공에 물이 덧씌워지고 서서히 어떠한 형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죄없는 눈을 몇번이나 비비고 깜빡여봐도 방금 전 까지만해도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던 곳에는 오소마츠형을 쏙 빼닮은 악마가 날개를 펄럭이며 카라마츠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신수가 되어버린다고!! 알고그런거지?? 이건 백퍼~ 알고 그런거라고 신부님???????????????!!!!!!!!!!!!"

 

악마는 그렇게 말했지만 카라마츠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 했다.

 

"이 녀석을 알고 있던 때부터라고 해두지. 애매하거든."

 

그렇게 말하고서 카라마츠형에게 공격을 가해오는 악마의 공격을 가볍게 젓가락으로 툭툭쳐내면서 카라마츠는 밥을 마저 먹었다. 상황설명을 바라는 우리들의 눈길을 보지도 않은 채로.


-


마츠노 카라마츠에게는 두명분의 기억이 있다.


하나는 현재사는 곳과 다른 세계의 삶으로. 그 세계에선 악마가 판을 치고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에 의해 죽임당하는 곳이 일상, 그런 불지옥 속에서 버려지고 우연히 메가미에게 발견되어 그에의해 길러진 이름없는 신부님의 일생.


또 다른 하나는 현생의 삶, 현재진행형이다.

6쌍둥이의 차남으로써의 인생말이다.


어째서 두명 분의 기억을 가지게 된 거냐고 물어진다면.

흠, 대답은 간단하다. 죽을 몸이기 때문이다.

한번 죽을 뻔 하던 날, 치비타에게 납치당하고 형제들이 던진 둔기들에 맞고 혼이 나갔던 날부터 기억이 서서히 침식해왔다.


하고 많은 표현 중에 굳이 침식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그 기억이 돌아올 수록


'마츠노 카라마츠로서의 무언가가 사라져가는 걸' 느끼기 때문일까.


왜 일까,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그 날 원래 죽었어야했지만 죽지 않아서 이렇게 천천히 죽어가는 거구나. 모든 기억이 다 돌아오면 나는 이 세상에서 사라지겠구나. 은연중에 그렇게 느끼고 납득했다.


그리고 그것이 사실이라고 확인된 건, 기억이 침식해오고 매일같이 성당에 찾아가기 시작한 지 2주가 지날 무렵이었다.


"드디어 찾았네! 신부님~."


그리운 얼굴이 눈 앞에 나타났다.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행복한 눈을 하고서 자신의 양 어깨를 붙잡고 있는 건, 분명 악마였다. 두 명의 기억중 이름없는 신부님의 기억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인물이었다.


"함께가자, 신부님. 엄청 찾아다녔다구~?"


멍하니 눈 앞에 있는 악마를 보고만 있자, 불안해진건지 악마가 손을 내밀고선 함께가줘, 제발.. 이라며 슬픈 눈을 했다. 악마도 슬퍼하는 구나. 하마터면 악마가 내민 손을 붙잡을 뻔 했지만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내젖는다.


"나는 네가 찾는 신부님이 아니야."


그렇게 말한 순간, 기다렸다는 듯 악마의 입이 씨익- 올라간다. 순간, 방금전까지만해도 따스했던 주변이 순식간에 차가워진 것 같았다.


"아니, 넌 내가 찾던 신부님이 확실해. 그 증거로."


"뭐 하는 거.."


악마가 내 오른쪽 손을 붙잡고 손목을 보여주자 이상한 문양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 걷어올려진 소매를 재빨리 내려 그것을 부정한다.


"자 봐, 왜 항상 소매를 걷고 다녔던 거야? 그거, 나랑 계약한 후의 습관이잖?"


그렇게 말하는 악마의 말에 부정할 수 없었다. 알고있기에. 제 기억속의 신부님은 어느순간부터인가 소매를 걷고 살았다. 그런 사소한 습관이 겹친다는 사실에 그 기억속 신부님과 자신의 연관성을 강하게 느꼈다고 한다면 내가 너무나 단순한 걸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내가 소매를 걷게 된 습관은 신부님이 눈 앞에 있는 악마와 계약한 나이가 된 후였으니까. 단순한 우연으로 치기엔 맞아떨어지는 게 많았다. 그게, 기억속의 신부님과 자신은 말투도 닮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부님과 함께 지냈던 이들은 하나같이 제 형제들과 쏙 빼닮았다. 참고로 눈 앞에서 날고 있는 이 악마는 현생에서 마츠노 카라마츠의 형인 마츠노 오소마츠를 닮았다.


"그럼, 옆에 얌전히 있을때니까. 옆에서 마지막까지 기다리게해줘."


"그런거라면야."


그 후부터였다. 악마가 자신을 따라다니기 시작한 것은. 제 형제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듯 했지만 어쩌면 이 성당에서는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형제들에게 들키지 않게 최대한 일찍 나와 성당에서 저녁까지 있었다. 그런 나날이었다.







종교au에 한창 빠졌을 때인데....

역시나 쓰다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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